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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명] 국립대병원 영리병원화하는 ‘산학협력법 개정안’ 폐기하라
작성일자 2022-12-02

국립대병원 영리병원화하는 ‘산학협력법 개정안’ 폐기하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윤영덕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상정된 바 있습니다.

 

이 개정안들은 국립대병원들이 영리회사인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를 만들어 외부 투자자들이 투자‧배당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영리병원 법안’입니다.

 

그 내용은 지난 2019년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거의 일치합니다. 당시 법안에 대해 시민들은 의료 민영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대했고, 그래서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조차 이 법안이 ‘영리병원을 만드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우려를 제기해야 했습니다. 결국 법안은 폐기되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 시민들의 생명과 삶을 위협할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교육위 의원 등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것도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영리자회사를 허용하는 내용입니다. 코로나19는 공공병원이 더 확대‧강화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감염병 재난 와중에 오히려 공공병원 영리화 법안들이 발의된 것입니다.

 

이 법안들의 주요 문제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영리 기업들과 외부 투자자들이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를 경유해 국립대병원에 투자‧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들을 영리병원의 운영 원리를 따르는 병원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둘째, 병원과 임상 의사·의학 연구자가 영리기업과 이해관계를 공유하게 만들어 환자 치료라는 공익적 가치를 사적 이익 앞에 훼손할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s)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공공연구가 축소되고 의학적 연구의 진실성이 왜곡되며, 피험자·환자 건강이 위협받고, 과잉의료가 부추겨져 의료비가 급증할 것입니다.

 

셋째, 보건의료기술의 연구개발에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지만 공공 연구의 결과물은 상품화되어 영리기업의 사적 이윤 추구 수단이 됩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스스로 낸 세금으로 개발된 연구성과를 이용할 때 매우 비싼 비용을 또다시 지불해야 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대학의 학문은 상품이 되어 버렸다는 비판을 받은 지 오래되었으며 이것도 이미 커다란 문제입니다. 그런데 의료기관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곳이므로 상업화와 연구·의료 행위의 이해상충 문제는 훨씬 더 큰 위험과 폐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 교육위원들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의료 민영화에 앞장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개정법률안들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 아래 첨부 :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유기홍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9374, 윤영덕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14019)에 대한 의견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유기홍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9374, 윤영덕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14019)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상기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은 다음 이유로 폐기되어야 함.

 

첫째, 영리 기업들과 외부투자자들이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를 경유해 국립대병원에 투자‧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들을 영리병원의 운영원리를 따르는 병원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함.

 

둘째, 병원과 임상의사·의학연구자가 영리기업과 이해관계를 공유하게 만들어 환자 치료라는 공익적 가치를 사적 이익 앞에 훼손할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s)을 일으킴. 그 결과 공공연구가 축소되고 의학적 연구의 진실성이 왜곡되며, 피험자·환자 건강이 위협받고, 과잉의료가 부추겨져 의료비가 급증할 것임.

 

셋째, 보건의료기술의 연구개발에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지만 공공연구의 결과물은 상품화되어 영리기업의 사적 이윤추구 수단이 됨. 국민들 입장에서는 스스로 낸 세금으로 개발된 연구성과를 이용할 때 매우 비싼 비용을 또다시 지불해야 하는 결과가 초래됨.

 

 

1. 국립대병원 영리병원화

 

개정안 전체 내용의 핵심은 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이 주식회사인 기술지주회사와 영리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것임.

병원에 수익사업 목적의 영리자회사를 허용하는 것은 병원을 영리병원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임. 영리자회사가 외부 투자를 받고 이익 배당을 하면 병원은 영리병원과 다름없게 됨.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립대병원이 세운 산학협력단은 주식회사인 기술지주회사를 세울 수 있고, 기술지주회사는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인 영리자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됨. 또한 사모펀드를 비롯한 외부 투자자가 기술지주회사 주식의 최대 50%까지 보유하고 영리자회사 의결권 있는 주식 90%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됨. 이에 따라 병원은 외부 투자자의 이윤 극대화라는 요구에 응하는 사업 활동, 즉 적극적인 영리 행위를 할 수밖에 없음. 즉 영리병원의 운영 원리를 따르게 됨.

돈벌이 부대사업용 영리자회사를 세우는 것은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의료서비스산업 고도화와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영리의료법인 허용의 전 단계”라고 직접 밝힌 정책임. 박근혜 정부가 2014년에 이를 이행하려다 의료 민영화를 중단하라는 국민 200만 명의 반대 서명에 부딪힌 바가 있음. 특히 ‘병원 내에 별도의 산학협력단을 설치’해 영리 행위를 하게 하는 방안은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에 낸 보건의료산업 선진화 방안(HT보고서)에서 제안한 것과 일치함.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국립대병원을 영리병원화하려는 것은 심각한 의료 민영화 정책임. 이는 전국민이 반대했던 제주도 47병상짜리 영리병원이 하나 들어서려던 문제를 훨씬 뛰어넘는 심각성을 가질 수 있는 사안임.

국립대병원을 이렇게 시장에 내맡기는 것은 병원의 정상적 재정 운영도 위협할 수 있음. 병원은 정부 지원금과 자신의 출연금을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에 투자해서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투자는 재정적 위험을 동반할 수밖에 없음. 바이오 주식시장의 불안정과 거품이 국립대학병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2. 국립대병원 의학연구의 공공성 파괴 및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s) 초래

 

이 법안은 공공의료기관 의학연구의 공익성을 완전히 훼손하고 상업화시킬 것임. 또 환자·공공의 이익과 의료인의 사적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게 만드는 ‘이해상충’을 일으킬 것임.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산학협력단이 국립대병원의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데, 그 목적은 공익적 연구개발이 아니라 ‘사업화 촉진’이 되고 공공병원 의료인에 대한 ‘창업 지원’과 ‘기업가정신 함양’을 목표하는 것으로 변질됨. 또 기술지주회사·자회사의 수익을 배당받는 병원이 연구자에게 직접적 보상을 할 수 있게 됨(제27조). 특히 의료인이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 대표나 임직원을 겸직할 수 있게 됨(제36조의7).

일반적으로 연구자의 ‘이해상충’은 담배회사의 돈을 받아 흡연의 위해성을 은폐했던 연구들이 보여줬던 것처럼 대부분 의뢰자(기업)의 재정적 지원으로 연구를 할 경우나 연구자·임상 의사가 제품을 소유한 기업의 주식을 갖는 경우에 불거짐. 그런데 이 법은 의학 연구를 하는 의료인이 아예 기술지주회사·자회사의 대표나 임직원이 될 수 있는 길까지 열어 줘, 사실상 회사를 설립·운영하면서 이윤을 배당받게 하는 더욱 심각한 이해상충을 법제화한다고 볼 수밖에 없음.

그 결과 첫째, 국립대병원의 의학 연구의 목적 자체가 왜곡됨.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의사 등 연구자는 공익적 목적의 연구나 기초연구보다 수익 창출 가능성 위주의 연구에 치중하게 됨.

둘째, 의사들이 임상시험 결과를 왜곡해 수익 창출을 시작하려는 강한 동기를 갖게 될 수 있게 됨. 연구편향이 가장 일어서는 안 되는 영역인 의학에서 객관적 연구가 어려워 짐. 왜곡된 임상시험의 결과로 상품화된 불완전한 의료기술이 병원에 도입되면 환자 안전이 위협받거나 효과 없는 치료기술에 노출됨.

셋째, 병원 경영자와 임상 의사는 의료기기와 의약품, 건강식품 등을 개발·공급하는 병원 자회사 제품을 사용할수록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되므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과잉검사와 과잉진료가 더욱 횡행하게 됨. 환자들은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로 피해를 겪고 의료비는 폭등하게 됨.

넷째, 국립대병원이 의료진으로 하여금 진료보다는 창업과 수익을 장려하게 되면 병원은 상업화의 장이 되고 공익적 진료 기능은 축소됨.

마지막으로 임상시험 대상자의 안전을 위협함. 이해상충으로 왜곡된 임상시험 과정에서는 피험자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험자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음.

‘이해상충’의 문제가 무엇인지 전 세계에 경각심을 준 사건이 제시 겔싱어(Jesse Gelsinger) 사건임. 겔싱어는 1999년 유전자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에서 최초로 사망한 피험자임. 겔싱어는 인류의 의학 발전에 기여한다는 공익적 가치를 위해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에 동의하였으나, 시험약을 주입한 지 사흘 만에 사망했음. 사후 미국 식약청 조사에서 연구자였던 윌슨과 펜실베이니아대학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 임상시험의 치명적인 부작용들을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 밝혀졌음. 이는 대학과 윌슨이 그들에게 연구를 의뢰하고 제품 독점권을 가지고 있던 바이오기업 제노보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 제노보사가 윌슨이 설립한 연구소로 매년 윌슨의 연구 비용 20%를 대주고 있었기 때문임.

한국에도 비슷한 예가 존재함. ‘카바수술’을 창시한 송명근 교수는 자신이 대주주인(17~30% 소유) 사이언시티㈜라는 회사를 통해 카바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기(카바링) 등을 생산하고 특허를 보유한 상황에서 각종 논문을 게재한 바 있음. 이후 심장내과학회와 흉부외과학회의 논문 등에서 부작용이 심하고, 효과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카바수술법은 퇴출되었으나 수많은 환자들이 이미 송명근 교수로부터 해당 수술을 받아 상당한 피해를 입은 뒤였음.

이처럼 외부 기업의 주식 배당이나 연구비용 지원만으로도 쉽게 연구자와 대학의 윤리성이 파괴되는데, 산학협력법은 아예 대학의 연구자가 기술지주회사·영리자회사를 설립·운영해 이윤을 배당받게 해주고 있어 심각한 문제임. 이 법안이 통과되어 이를 사람들의 생명·안전·건강을 다루는 대학병원에까지 열어 줄 경우 의학적·공중보건학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

 

 

3.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공공병원 의학연구의 사유화·영리화

 

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과 상품화에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지만(제31조, 제36조의2) 이는 지식재산권이 되며 영리기업인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를 통해 시장에서 사적 이윤추구 수단이 됨. 결국 국민들은 스스로 낸 세금으로 개발된 연구 성과를 이용할 때 매우 비싼 비용을 또다시 지불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 이는 공공적 의학 연구의 민영화임.

공공연구 성과를 특허를 통해 사적 소유화하는 제도는 1980년 미국의 베이돌(Bayh-Dole Act)에서 시작되었음. 이 법안은 의학 연구에 대해 국가기관(NIH)이 지원해 이루어진 연구결과라 해도 대학이나 대학이 지분을 가진 기업이 특허를 출원하고 이를 제약회사에 팔 수도 있게 규정한 법임. 그로 인해 전통적으로 공공적 연구 과정과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인류 지식의 진보에 기여한다는 과학적 공공재(Scintific Commons) 개념은 상실되고 순수 학문적 연구가 위축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특히 미국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된 이후 약가와 의료비 전체가 매우 급증했다는 점은 주지해야 할 사실임.

 

 

4. 대학의 기업화·상품화를 대학병원에까지 적용시켜서는 안 됨.

 

대학의 학문은 상품이 되어 버렸다는 비판을 받은 지 오래되었음. 공유재인 지식은 점차 사유화되었고 대학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만들어내는 공장 역할을 하고 있음. 영리 기업의 자금이 대학으로 흘러들어가고 교수들은 기업의 임원을 겸하며 기업가가 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연구 윤리는 훼손되기 쉬워졌음. 산학협력법은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되어 있음.

의료기관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곳임. 의료법은 병원의 영리 행위, 즉 외부 투자자의 투자 배당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영리병원 금지조항에 해당함. 한국 사회에서 그나마 이것이 지켜지고 있는 것은 의료만큼은 적어도 상품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합의가 존재하기 때문임. 특히 국립대병원은 공공연구와 진료의 중심이 되어야 할 기관임.

또한 다른 학문의 연구자와 달리 임상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들이 의료 관련 상품판매 기업의 대표나 임직원을 겸직하게 되면 커다란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훨씬 더 큼. 앞서 예로 든 카바 사례가 보여주듯이, 대학병원에 기술지주회사와 영리자회사를 허용해주면 수익 창출원이 환자가 될 가능성이 큼. 또한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는 정보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즉각적이고 반강제적인 이윤 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음. 기업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법 개정을 원하겠지만, 그만큼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갈 위험성과 폐해는 클 수밖에 없음.

대학의 상품화를 병원에까지 적용시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제도를 추진해서는 안 됨. 이는 이미 2019년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영리병원법’이라며 폐기된 사안임.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할 일은 의료민영화 추진의 선두가 되려는 위험천만한 시도가 아니라 오히려 기존 대학과 학문의 상품화를 통제하는 스스로의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임.

 

 

 

 

 

2022년 12월 1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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